이재선 통신원 / 천도교청년회 회장
동학·천도교 관련 단체들은 26일 정오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참사를 규탄하는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재선 통신원]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본에 맞서 보국안민(輔國安民)의 기치로 동학농민혁명과 3·1독립선언을 이끈 동학군의 후예, 동학·천도교 관련 단체들이 26일 정오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윤석열 정부의 삼일절 기념사 및 강제징용 해법을 비롯한 일본과의 굴욕적인 외교결과를 규탄하고 한⸱일 정상 간 굴종적인 합의안을 폐기하라는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천도교청년회 이재선 회장은 동학·천도교 의례에 따라 청수봉전과 심고에 이어 진행된 취지설명에서 “오늘 성명에 참여한 단체들은 동학혁명과 3.1혁명의 국권수호 역사를 가진 후손으로서 어느 특정 정치적인 이념이나 집단의 입장이 아닌 ‘나라를 도와 국민을 편안케한다는 보국안민’의 정신을 재확인하기 위해 모였다“고 밝히고, “성명발표를 하는 이곳 천도교중앙대교당은 3.1독립선언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자금을 마련하는 매개가 되었던 곳으로 일본의 국권침탈에 항거한 대표적인 장소”라며 “윤석열 정부가 굴욕적인 일본과의 합의를 지금이라도 바로잡아 일본 국가적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구 (사)동학민족통일회 상임의장이 첫 발언자로 나서 남북 대화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재선 통신원]
첫 시국발언을 한 (사)동학민족통일회 노태구 상임의장은 “우리나라는 지금 전쟁의 위험이 극에 달했다. 신냉전이 가속화되는 지금 일본과 굴욕적인 합의는 한미일-북중러로 나뉘어 한반도를 전쟁의 한가운데로 몰아갈 뿐이다”며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민족의 자존심을 바로 세우고 일본이나 미국이 아닌 남과 북이 대화에 나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두 번째 시국발언을 한 천도교청년회 변은수 사무국장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국권침탈과 국가범죄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우리기업의 돈으로 보상하겠다는 발상은 박근혜 정부의 화해와치유재단을 통한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지원보다도 더욱 후퇴한 정책이다”고 지적하고 “이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뿐아니라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생존해 계신 분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분들을 절망에 빠뜨려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동학실천시민행동 안승문 공동대표는 구호제창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굴욕적인 일본과의 합의 일체 즉각 폐기와 함께 전쟁도발을 멈추고 북한과의 평화를 위한 대화를 재개하라고 요구하고, 일본 정부와 기업에 국권침탈과 위안부 및 강제징병, 징용 등의 국가범죄에 대해 사죄와 배상을 요구했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동학·천도교 단체들은 3.1독립선언을 영도한 의암 손병희 선생의 법설에서 “우리동포가 만약 보국안민할 계책을 잃으면 동양대세를 반드시 안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구절을 인용하여 윤석열 정부가 일련의 대일 굴욕적 외교 행태로 도대체 얻은 것이 무엇이고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한 보국안민의 계책인지를 따져 물었다.
또한 일본은 선린우호의 대상이지만 오랫동안 숱하게 한반도 전역을 피로 물들이고 지금도 호시탐탐 우리의 영토와 정신을 노리고 있다며 이런 태도가 개선되고 사과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미⸱일의 군사동맹 강화는 그대로 북⸱중⸱러 군사동맹 강화 유발로 이어져 긴장완화가 아니라 오히려 긴장고조로 치닫는 한반도 정책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를 규탄하며 파기할 것을 요구하였다.
끝으로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 편에 서서 보국안민의 계책을 마련할 때까지 한치의 물림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끝까지 대응해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참사 규탄 동학-천도교 제 단체 공동 시국 성명(전문)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든 굴욕적인 대일 외교 참사에 보국안민의 계책은 어디 있는가? 윤석열 정부는 굴욕적인 외교결과 사과하고 3.16 합의안을 폐기하라.”
우리동포가 만약 보국안민할 계책을 잃으면 동양대세를 반드시 안보하기 어려울 것이니 어찌 통탄하지 아니하랴. - 천도교 3세 교조 의암 손병희 성사 법설 「명리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3월 6일 발표된 <강제동원 배상안 해법>으로 시작된 비틀린 역사 인식과 정책에 우리 국민은 참담함을 느낄 새도 없이, 3월 16일 진행된 한일정상회담 결과는 전 국민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는 주장인데 이 무슨 감언이설이란 말인가. 강제로 끌려가 온갖 노역에 시달리고 귀국해서도 아무런 사과나 보상도 못 받고 이제는 노인이 된 그들의 배상청구권이 간단히 넘길 수 있는 과거인가. 과연 새로운 미래는 무작정 아픈 과거를 덮으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가?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 한 번도 피해나 괴롭힘을 준 적이 없고 오히려 많은 문명적 이기(利器)들을 제공해 일본이 인간답게 살도록 도와주었건만, 그들은 역으로 숱하게 한반도 전역을 피로 물들이고 지금도 호시탐탐 우리의 영토와 정신을 노리고 있다. 분명 일본은 우리와 선린우호의 대상이지만 저들의 이러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왜곡된 역사관의 반성이 전제되어야 미래가 열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열망과 달리 윤석열 정부는 반대로 일본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도대체 윤석열 정부는 어느 나라의 정부이고 그들이 옹호해야 하는 이익은 어느 민족의 이익인가.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던 우리들의 여성들(강제 위안부), 일본군에 징집되어 이름도 모르는 곳에서 총알받이로 죽었어야만 했던 우리들의 청년들(강제 징병), 그리고 강제로 동원되어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도구를 만드는데 노력 봉사를 다해야 했던 우리들의 청·장년들(강제 징용). 정부는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이들이 당했던 아픔을 대변해 가해자 일본에게 당당하게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소리 높여야 했거늘, 반대로 함으로써 민족의 자존심을 한없이 추락시켰다.
역대 어떤 정권도 하지 않았던 일련의 대일 굴욕적 외교 행태로 도대체 얻은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독재정권 시대도 하지 못했던 대일 굴욕 외교의 자부심은 어디에서 돌출하였는가. 앞으로 일본이 요구할 독도문제부터 군함도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지원 등도 눈앞이 선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명색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반드시 국민의 안위와 국토수호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이건만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기본적 인식이나 있는지 걱정된다. 구상권은 없다는 역사왜곡은 물론 번연히 눈앞에 보이는 대일 수출 역조현상의 심화, 그리고 한미일의 군사동맹 강화는 그대로 북중러의 군사동맹 강화 유발로 이어져 긴장완화가 아니라 오히려 긴장고조로 치달릴 한반도 정책들을 보면 과연 이 정부에게 새로운 미래 구상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우리 동학혁명과 3.1혁명의 정신과 이념을 계승한 제 단체들은 오늘이 위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난 1894년 갑오년의 일본군에 당당히 맞섰던 보국안민과 포덕천하, 광제창생의 정신으로 무장한 동학군의 심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일련의 외교 결과들을 규탄하며 그것들의 파기를 요구한다. 더 이상의 민족의 양심과 자존심이 상처받기를 원치 않으며, 조금의 국토 침탈도 허용치 않을 것이다. 이러한 우리들의 자세는 3.1혁명의 정신으로 저들이 양심을 회복하고, 윤석열 정부가 정신을 차려 보국안민의 계책을 마련할 때까지 한치의 물림없이 진행할 것이다.
2023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