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한신대 교수 “동학 창시자 최제우, 정조대왕의 사상 영향 받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동학농민혁명 제123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제공 = 수원시
수원시, '동학농민혁명 제123주년 기념 학술대회' 개최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水雲) 최제우(1824~1864)는 인간을 존중하고, 문화 다양성을 인정했던 정조대왕의 영향을 받았고, 이를 동학의 주요 내용(교리)에 투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원시가 동학농민혁명 제123주년을 기념해 13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연 학술대회에서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정조는 노비제도 폐지를 주장할 정도로 ‘인간의 평등’에 대해 생각했다”면서 “이러한 정조의 정신이 영남남인 출신으로 규장각 초계문신이었던 최벽과 그의 일가이자 최제우의 아버지인 최옥을 통해 최제우에게 전해진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정조의 인간존중이 투영된 동학의 평등정신’을 주제로 발표한 김 교수는 “정조는 신분의 평등을 위해서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1783년(정조 7) 왕명에 의해 흉년을 당해 걸식하거나 버려진 아이들의 구호방법을 규정한 법령. 자휼전칙(字恤典則), 조선 정조 2년(1778) 형구(刑具)의 규격 및 품제를 정해 준행하도록 조처한 법률서 흠휼전칙(欽恤典則) 등 정책을 만들었다”면서 “최옥의 외동아들인 최제우에게 정조의 개혁 사상과 인간존중 정신이 전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최제우의 제자인 최시형도 정조의 인간존중 정신이 투영된 “나를 향해 신위를 베푼다”는 뜻의 동학 특유의 새로운 제법. 천주를 모신 나 자신을 향해 젯상을 놓자는 것(향아설위(向我設位))를 주창하고 이를 현실화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과 하늘을 동일시하는 동학사상은 세계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진보적 사상이자 인권의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동학농민혁명과 경기도 수원’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인사말, 최민자 동학학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돼 역사학자 이이화씨의 기조 강연, 주제발표와 주제별 토론,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날 학술대회는 수원시가 주최하고 동학학회가 주관했다.
‘동학에서 천도교로의 개편과 3·1운동 수원지역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한 임형진 경희대 교수는 “수원지역 3·1혁명(운동)은 초기에는 천도교와 기독교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천도교가 운동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천도교, 개신교, 유림 세력 등 다양한 세력이 공존했던 수원은 어느 지역보다 시위가 격렬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정조의 개혁정치로 만들어진 도시인 수원에서 가장 개혁적인 동학을 1905년 제3대 교주 손병희가 개칭한 종교 동학 천도교가 한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정조가 꿈꾼 세상은 결코 동학 천도교가 이상향으로 생각했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원지역 동학·천도교 유적지와 3·1운동 탐방로’를 발표한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수원지역 3·1운동은 3월 1일 화홍문 방화수류정의 만세운동을 시작으로 4월 중순까지 지속해서 일어났다”면서 “민족정신이 투철했고, 많은 종교인과 지식인, 지역 주민들이 하나가 돼 식민체제에 저항하며 항쟁했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인사말에서 “수원 지역은 어느 곳보다도 민족정신이 투철했고 항일정신 또한 강했던 지역”이라며 “이런 정신은 동학 정신의 밑바탕인 ‘평등’과 ‘자유’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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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김주홍 기자 ju0047@naver.com
출처 :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71013010003640